크론/궤양성대장염과 식생활
염증성장질환 환자가 특별히 피해야 하는 영양소와 식품은 없습니다. 다만 섭취 전후 장이 불편한 증상 즉
설사, 복통, 복부팽만감 등을 자주 일으키는 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같은 음식이라도
개인에 따라 미치는 영향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는 개개인에 따라 다릅니다. 따라서 평소
식사 일기 등을 꾸준히 작성하고 그러한 기록을 통해 나에게 장내 불편감을 초래하는 식품을
파악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음식과 염증성장질환의 관계는 아직 자세히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활동성 염증 반응이 있을 때 자극적이거나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먹는 것 보다는
부드러운 음식을 먹는 것이 속이 편하겠습니다. 부드럽게 조리한
육류, 생선, 밥 또는 죽 감자, 소화되기 쉽게 요리한 채소 등은 환자들이 잘 섭취할
수 있는 음식입니다. 염증이 매우 심한 경우에는 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금식을 하면서 정맥 주사를 통해 영양을 공급하는 방법이 유용할 수
있습니다. 상당히 소화가 되어 있거나 소화되기 쉬운 영양분을 액체형으로 만든
경장 영양액을 입으로 마시거나 튜브로 공급할 수 있겠습니다.
염증성장질환이 있는 환자는 장에서 흡수하는 영양소의 양이 정상인에 비해 부족하고, 질환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약물이 영양소 흡수를 방해하는가 하면,
장내 불편감 때문에 충분히 음식을 섭취하기 힘든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부족해질 수 있는 영양소는 특별히 신경을 써서 섭취해야 하겠습니다.
각 영양소의 섭취 요령 및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단백질
상처의 회복과 손실되는 양을 고려하면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며 하루 필요한
단백질 양은 체중 1kg 중 1.2g정도이고, 영양상태가 심하게 나쁜 경우에는 체중 1kg 당
1.5-2g은 공급해야 합니다. 이때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은 섭취한다고 필요한 양을 한꺼번에 섭취하면 설사를 하거나 장이 불편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3-5끼니 나누어 먹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계란찜, 생선찜, 수육 같은 메뉴가 좋습니다. 단백질 섭취를 위해 섭취한 어육류
식품에는 모두 지방이 들어 있고, 어육류를 200-250g먹을 경우 대략 25g 정도의 지방을 섭취하게 됩니다. 따라서 기름기가 많은 어육류를 섭취하면
총 지방 섭취가 50g을 초과하게 되고 그로 인해 장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단백질 식품이더라도 갈비, 삼겹살 같은 기름기가 많은 식품은 피해야 할
음식이며 힘줄이 있어 질긴 부위의 육류와 소라, 조개등과 같은 질긴 질감의 패류도 장을 불편하게 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지방
조리 시 사용하는 기름의 총량을 매끼니 1-2 찻 술 이내로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기름 양 만큼
기름의 종류도 중요합니다. 우리 몸의 염증 반응에 도움이 되는 지방산은 오메가3 계열의 지방산
으로 불포화 지방산의 대표인 오메가6 계열지방산과 오메가3 계열 지방산의 섭취 비율이 중요하며, 염증반응조절에
가장 이상적인 지방산은 오메가6 계열과 오메가3계열의 비율이 4-10:1 정도인데 이 비율을 맞춰 먹는 사람은 많지가 않습니다.
어육류 식품 중 지방이 적은 어육류를 선택하고
등 푸른 생선은 기름기가 많기는 하나 오메가3 지방산의 섭취를 위해 주 3회 이상 100그램 정도씩
섭취해야 합니다. 요리 시에는 되도록 들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등 푸른 생선의
기름에 있는 오메가3 만큼은 아니지만, 들기름 역시 염증반응에 유익한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의식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올리브유를 하루 한번 정도 적당한 메뉴에 얹어 섭취하면 염증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되며, 압착한 올리브유는 역에 약하기 때문에 요리 후에 끼얹어서 먹거나 샐러드에 이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3. 섬유소
염증성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섬유소를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장관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가 되겠습니다. 특히 설사나 복통 등의 증상이 악화된 활동기나 재발 시에는 장관이 쉴 수 있도록
저 섬유소 식사를 해야 하며, 장에 협착이 있는 경우에도 장관의 통과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섬유소가 적은 식사를 하는 것이 좋고 불용성 섬유소
섭취는 되도록 피해야 합니다. 하지만 섬유소자체가 변을 건강한 상태로 만들고 장내 환경을 개선해 장관 점막을 회복시키는 등 염증성 장질환에 좋은
작용도 하기 때문에 엄격하게 제한할 필요는 없습니다. 섬유소는 크게 불용성 섬유소와 불에 녹는 수용성 섬유소가 있는데 불용성 섬유소인 셀룰로오스는
콩류의 껍질, 산나물, 버섯, 해초, 우엉, 연근, 곤약, 옥수수 숙주, 부추 등에 많이 함유돼 있는데 이를 대량 섭취할 경우 설사나 복부 팽만의 원인이
됩니다. 이것을 안전하게 먹으려면 섬유 반대방향으로 헐거나 부드럽게 삶거나 곱게 갈아서 조리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수용성 섬유소에는 사과,
바나나, 복숭아 등에 풍부한 펙틴이나 해초의 미끈거리는 부분에 함유된 알긴산 나트륨, 밥 등의 당질에 함유된 난소화성 전분, 올리고당 등이 있습니다.
묽은 변을 보거나 배변 횟수가 많을 때는 갈거나 삶은 사과, 바나나, 복숭아 등을 먹으면 변이
단단해져서 설사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설사를 하는 동안에는 생채소나 콩나물, 숙주 등 질감이 질긴 채소는 피하는 것이 좋고
연근이나 우엉과 같은 구근류는 푹 삶으면 으깨질 정도로 부드러워지므로 익혀서 먹으면 괜찮습니다.
4. 무기질과 수용성 비타민
식품 중 특별히 무기질이 많은 식품이 있는데, 현미에는 마그네슘, 인 등이 비타민과 무기질이 백미보다 10배 가량 많이 들어 있고, 녹황색 채소에는
염증성장질환 환자에게 부족한 무기질과 비타민이 다른 채소보다 많이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장상태가
좋을 때는 현미를 절반이상 섞어서 밥을 지어먹고 밥을 지을 때는 30-40분 정도 충분히 불리고, 압력밥솥의 현미밥 코스로 해서 다 지어진 후에도
30-40분 정도 뜸을 들인 후 먹으면 아주 부드러워집니다.
녹황색 채소(크로컬리, 시금치, 케일, 당근, 근대, 아스파라거스 등)를 냄비에 물을 소량 넣고
약한 불에 30분 이상 푹 익혀서 숟가락으로 으깨거나, 믹서에 갈아서 걸쭉한 채소 주스를 만들어 하루 1-2회 마십니다.
하지만 활동기에는 푹 익힌 채소도 많이 먹으면 설사가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먹던 양의 절반으로 줄여서 먹고, 채소 몇 가지를 이용해서
채소물을 만들어서 마시는 것이 좋으며 채소물은 무기질과 비타민 D, 수용성 섬유서 섭취에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5. 유제품과 유산균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은 대부분 유당 불내증이 있고 우유에 유지방이 있기 때문에 유제품
섭취를 제한 하는 경우가 많겠습니다. 염증성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에 비해 유당 불내증이 더 자주 나타나며 유당분해효소가 적은 사람이 유제품을 먹으면 대량의 유당이 장으로 흘러 들어가 이상
발효를 하게 되고 이로 인해 다량의 가스나 유기산이 형성되어 장을 자극하여 설사, 복통 및 복부 팽만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우유에는 유당이 많지만 치즈나 발효 유제품은 유산균에 의해 어느정도 유당이 분해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발표유제품은 유다불내증이 있는 사람이 먹어도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발효된 식품은 단백질도 꽤 분해되어 있으므로
소화흡수가 매우 잘됩니다.
유지방이 설사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흐르는 액체 상태의 유제품을 먹으면 소화관을 지나는 속다가 발라 장을 상당이 많이 자극하지만
치즈나, 요플레 같은 고체나 반고체 상태의 유제품은 소화관을 천천히 지나가기 때문에 자극이
적습니다.
그러나 우유는 칼슘의 아주 중요한 공급원으로 유당 불내증이 없는 사람은 우유를 마셔도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한 저지방 우유나 요구르트,
요플레 또는 시중에 나와있는 유당을 분해해 놓은 우유, 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염증성장질환 환우에게 도움이 되는 식사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부드러운 음식을 하루 4-6회 나누어 식사한다.
2. 식사섭취량이 부족한 경우에는 영양보충음료를 마신다.
3. 충분한 단백질 섭취를 위해 부드러운 살코기나 생선, 두부, 계란 등을 매끼 섭취한다.
4. 오메가3지방산 섭취를 위해 등 푸른 생선을 주 3회 이상 100그램씩 섭취한다.
5. 채소는 질기지 않은 종류로 선택해 조리하여 섭취한다.
6. 과일은 잘 익고 부드러운 것으로 하루 1-2회 정도 섭취한다.
7. 탈수와 변비예방을 위해 하루 6-8컵 정도의 충분한 수분을 섭취한다.
8. 올리브유, 들기름 등 식물성 기름을 적당량 사용한다.
9. 카페인과 탄산음료 섭취를 피한다.
10. 자극성이 강한 향신료나 조미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본 자료는 대한 장연구 학회에서 제작된 "건강한 밥상"에서 그 내용을 참고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