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및 출산
염증성장질환은 젊은 나이에 주로 생기기 때문에, 질병의 치료 경과 중 많은 환자들이 임신과 출산을 겪게 됩니다. 또한 질병 관해기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 지속적인 약물 복용이 필요하므로 임신 중에도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임신으로 염증성장질환이 악화되진 않는지,
염증성장질환이 임신에 영향을 주어 조산이나 저체중아를 만들지는 않을지, 염증 장질환이 아이에게 유전될지, 약물이 임신이나 수유 동안 안전한지 등
많은 고민에 둘러싸이게 됩니다.
1. 염증성장질환과 유전
염증성장질환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에서 염증성장질환이 발생할 위험은 증가하나, 크론병
부모에서 태어난 자녀의 질병 발생 위험은2-3% 정도이고, 궤양성대장염 부모의 자녀에서는 질병 발생 위험이 0.5-1.0% 정도입니다. 국내 연구에서는
1차 직계 가족에서 위험도는 1% 미만으로 낮게 보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 두 명 모두 염증성장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는 약 30%의 높은 발생
위험도를 보입니다.
2. 임신 전
관해기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의 임신은 일반인과 다르지 않고, 복용 중인 약물은 임신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활동성 크론병은 임신 확률을 낮추므로 임상적 관해에 도달한 후
계획적인 임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회장-항문 문합술 또한 임신 확률을 낮추므로 가능한 출산 후로 미루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인구보다 자녀수가 적은 것은 환자
스스로 아이를 갖지 않는 경우가 상당한 원인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크론병에서는 저체중아, 조기분만 등의 위험이 증가하고, 제왕절개 빈도를 높입니다. 활동성 크론병에서는
조기분만의 위험이 증가하지만, 대부분 임신 부작용은 질병의 활동도와는 무관하게 발생합니다. 염증성장질환 환자에서 신생아 기형의 위험은
명확하지 않으며, 국내 연구에서도 계획적인 임신을 한 경우는 일반인구와 유사한 임신 결과를
보고하고 있습니다. 임신 기간 동안 질병이 악화되면 심각한 임신 관련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치료에 필요한 약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임신 기간 동안 염증성장질환의 재발은 12-36% 정도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질병 관해기에 임신한 경우는 재발률이 비 임산부와 유사하지만,
활동기에 임신한 경우는 질병의 활성 상태가 계속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일부 연구 결과 임신 기간 동안 분비되는 호르몬이 염증반응을 억제하여
임신 기간 동안 질병이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고, 임신 전 후를 비교하면 재발률이 임신 후 낮아지는 경향을 보여 임신이 염증성 장질환의 자연 경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3. 임신
구불결장경 검사와 대장내시경 검사는 임신 기간 동안 대체로 안전하다고 생각되지만, 가능한 임신 2기에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시행해야 하며, 산과와의 협진이 필요합니다. 왼쪽으로 골반을
돌린 자세나 왼쪽 옆으로 누운 자세를 취하여 대정맥이 압박되는 것을 피해야 하며, 시술 전 후 태아
심박동수를 확인해야 합니다.
염증성장질환에 사용되는 약제는 대체적으로 임신중이라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각 약제의 임신에 대한 영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5-아미노살리실산 (5-aminosalicylic acid) |
5-아미노살리실산 제제는 임신 결과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설파살라진(sulfasalazine)을 복용하는 경우는 엽산을 하루 2mg까지 충분히 복용해주어야 하며,
디부틸프탈레이트(dibutyl phthalate)가 코팅된 메살라민(mesalamine)은 남자 아이에게 비뇨생식계 기형 위험을 증가시킴으로,
주의해서 사용하거나 다른 5-아미노살리실산 제제로 대체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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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티코스테로이드 (corticosteroid) |
태반을 통과하지만 대부분 태반 내에서 대사되어 태아에는 거의 전달되지 않습니다. 선천성 기형 빈도는 증가하지 않지만,
임신 초기에는 구개열, 임신 말기에는 신생아 부신 억제 위험이 증가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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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티오프린(azathioprine) 및 6-메르캅토푸린(6-mercaptopurine) |
저 체중아나 선천성 기형의 위험은 증가하지 않지만 조기 분만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면역억제제는
태반을 통과하지만 태아에는 효소가 없어 대사물이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기형을 유발하지 않고
감염, 면역 기능이나 발달 과정에 영향을 주지 않아 안전합니다. 그러나, 약제 복용을 중단하면 질병 악화로 인해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임신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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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 종양괴사인자 (anti-tumor necrosis factor) |
항 종양괴사인자 제제의 항체는 임신 초기까지는 태반을 거의 통과하지 않으며, 임신 중기 후반부터 점차 태반으로의 이동이 증가합니다.
가능하면 주치의와 상의하여 임신 30주 후에는 투여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 시기에 질병이
관해기에 도달한 경우는 대부분 재발 없이 안전하며, 만약 약제 중단 후 재발한다면 일시적으로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고 분만 후
항 종양괴사인자를 다시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는 부족하나, 항 종양괴사인자 제제 투여 후 출산 결과는
일반 인구와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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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및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 |
두 약제 모두 심각한 기형을 초래하므로 임신 동안은 금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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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출산
염증성장질환 환자에서 제왕절개의 빈도는 일반인의 2배 정도로 높습니다. 관해기 또는 경한
질병상태에서는 질식 분만이 표준 분만법입니다. 다만, 크론병의 경우는 항문 주위 병변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회음부 절개술은 피할 것을 권고합니다. 활동성 항문 주위 병변이 있거나 대변실금의
위험이 있는 회장-항문 문합술 환자의 경우에는 제왕절개가 필요합니다. 분만 방법은 산과적인 필요성과 환자의 염증성장질환 상태에 근거하여
산부인과 담당의와 주치의 사이의 충분한 상의와 협조에 의해 결정되어야 합니다.
5. 수유
수유는 염증성장질환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질병을 악화시키지도 않습니다. 5-아미노살리실산,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수유 기간 동안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습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는 소량 모유로 분비되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약물 복용 최소 4시간 후 수유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아자티오프린은 수유 동안 안전하지만, 아직 간 대사 능력이 미숙한 상태인 신생아에게 모유를 통해 소량의 약물이 전달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장기 부작용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과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은 모유로 분비되므로 수유 동안 복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모든
항 종양괴사인자 제제는 매우 소량만 모유로 분비되며 아직 보고된 부작용은 없지만,
근거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투여 여부는 주치의와 충분한 상의 후 결정해야 합니다.